유외상품을 팔려고 해도 고객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아예 약속을 정확하게 잡으면 어떨까? 어쨌든 유지와 보수가 필요한 자동차 관련 상품이라면 정기적인 만남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일본 로드서비스주유소는 여기에 착안했다. 적극적으로 미팅 일시를 계획했고 성의껏 상품을 팔고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 결과 ‘예약된 매출’의 대부분을 유외상품 판매로 채우게 됐다.

일본 주유소들은 최근 몇 년 동안 판매가격 상승을 통해 비교적 수익이 호전됐다. 그러나 경쟁 강도는 오히려 높아졌다는 게 중론이다. 격렬한 가격경쟁을 이겨내고 남은 주유소들끼리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기를 거쳐온 만큼 하나 같이 경영 능력이 우수한 곳들이라는 것.

일본 요코하마시 인근에서 10여 개 주유소를 경영하는 석유대리점 다이쥬코산의 계열 주유소, 로드서비스주유소도 이 그룹에 속한다. 이 주유소의 관계자는 “경영난이 지속되고 수익이 악화되면 자연스럽게 유외사업을 찾게 된다. 하지만 유외사업 아이템 중 세차를 제외하곤 뚜렷한 게 별로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로드서비스주유소도 이와 같은 고민에 빠졌지만 한 가지 출구를 찾았다. 바로 자동차와 관련된 상품의 판매다.

재방문 일시, 주유소가 먼저 정한다

자동차를 몰고 주유소를 찾는 고객들에게 친절한 서비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며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 이게 로드서비스주유소의 목표였다. 이 주유소는 카라이프 관련 상품에서 두 가지 원칙을 정했다. 하나는 한번 상품을 구입한 고객의 재구매 사이클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엔진오일이나 타이어 혹은 기타 유지보수 관련 상품을 판매할 때 ‘상품 내구성 재확인과 유지보수 일정’을 반드시 고객에게 알려준다. 고객이 바쁘다고 먼저 가는 등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고객에게 우편물을 보내거나 전화해서 재방문과 유지보수/점검 일시를 정한다.

여기에서 포인트는 다시 만나는 일정을 고객에게 정하라고 일방적으로 떠넘기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반대로 주유소가 능동적으로 먼저 정한다. 단순히 “시간이 나면 또 방문해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이 일정이 어떻습니까?”라고 권유하는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주말과 평일 중 어느 날이 좋으신가요? 오전과 오후 중 어느 시간이 적당할까요?” 등등의 코멘트를 던진다. 고객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 은근히 정확한 만남의 일시를 정하는 것이다.

데이터 기반해 꾸준하게 관심을 

이렇게 권유하는 과정에서 상품을 구매했던 고객들의 재방문 일정이 정해진다. 이는 곧 주유소의 매출이 어느 시점에 발생할 것이라고 약속한 것과 마찬가지다. 주유소 관계자의 표현대로 ‘오늘 일하는 것이 내일의 매출을 창출하는’ 결과가 나오는 셈이다.

물론 이렇게 고객과 대화를 나누고 먼저 일정을 정하는 활동이 처음부터 잘되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시행착오가 생긴다. “그러나 일단 먼저 시도해보는 게 우선이다. 처음엔 쑥스럽기는 해도 우선 테스트부터 해보자는 자세가 필요하다. 막상 해보면 고객들도 생각보다 더 좋아하는 게 느껴질 것이다.” 주유소 관계자의 말이다.

나머지 원칙은 카라이프 관련 고수익 상품의 구매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피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데이터는 구매 연결의 과정에서 중요한 키워드다. 로드서비스주유소의 직원들은 세차, 엔진오일, 타이어, 배터리, 자동차 액세서리 등의 상품을 판매한 고객들의 데이터를 철저하게 관리한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편물을 보내거나 전화를 하고 매장에서 따로 설명하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곧 주유소의 가장 큰 자산이라는 뜻이다.